추석 때 아이들이 회 먹고 탈 나는 바람에 한 동안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이나 물고기 같은 경우는 일절 먹지를 않네요 그렇다고 매일 육고기만 먹을 수도 없고 요리실력이 뛰어나 뚝딱해서 요리를 차려내는 주부도 아니라서 오늘은 또 뭘 해 먹나 고민하다 동네 마트에 갔더니 갈치가 한 마리는 9천 원, 두 마리는 만 오천 원 하더군요 대신 손질 안 해주는 조건으로 저렴하게 가져왔답니다 결혼 전에는 새우는 발이 많아 징그러워 손으로 잡지도 못했고 움직이는 낙지는 물론, 살아있는 게나 죽었더라도 보통새우 아닌 타이거 새우는 아직도 손질할 때 무섭답니다
어찌어찌 주부 16년 차, 예전에 아랫집 할머니 계실 때 남동생분께서 낚시를 좋아해 갈치를 많이 잡아다 주면 저희애들 먹이라고 한 번씩 나눠주고 그랬었습니다 그래서 손질도 안된 갈치를 주시니 저는 조금 당황했었지만 그때 손질해 봤던 경험이 있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손질할 수 있었습니다 애들 아빠가 야간이라 새벽에 일어나 요리해야 하는데 미리 손질해 냉장고에 넣어두고 담날 아침에 양념과 재료만 준비해서 끓이기만 하면 되었답니다
[(간고설굴식:간장, 고춧가루, 설탕, 굴소스, 식초) : 54321이 어남선생의 황금비율인데 저는 간장만 5t 넣고 나머지는 조금씩 줄여 멸치액젓 하나만 더 추가하였답니다]
갈치조림 재료 및 양념장 : 간장 5t / 고춧가루 3t / 설탕 2t / 생강술 1t / 굴소스 1t / 식초 1t / 다진 마늘 2t / 된장 1t / 멸치액젓 1t / 후추 0.5t / 어슷 썬 대파 두대(小) / 무 크게 두 줌 / 양파 반 개 / 쌀뜨물
요즘 무가 맵고 맛이 없을 때라 무생채나 그냥 먹기엔 무리더군요 조금 남아있던 무를 1센티 크기로 나박 썰어 깊은 웍에 쌀뜨물을 올리고 나박썬 무를 넣어 10여분 끓여준다 위 분량대로 양념장을 만들어 놓고 두 숟갈 정도 넣어 무에 양념이 배게 한소끔 끓여준다 무가 어느 정도 익었다면 손질한 갈치를 모두 넣고 푹 끓여준다 이때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양파 반 개가 있어 채 썰어 넣어 주었고 한소끔 푹 끓인 뒤 어슷 썬 대파 넣어 마무리해준다 쌀뜨물을 좀 많이 넣었더니 육수 줄이는데 시간 좀 걸렸네요 간을 잘 안 보는데 어남선생 레시피는 처음 해 보는 거라 맛을 살짝 보았더니 단맛이 좀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저는 액젓 한 스푼 추가하였고 걱정했던 것과 달리 애들 아빠랑 아이들이 맛있다며 잘 먹어줬답니다
요즘은 더 맛있다는 요리레시피를 참조하다 보니 기존 제가 알고 있었던 레시피가 기억이 안 날 때가 한 번씩 있답니다 맛있는 레시피는 제 머릿속에 저장해 둬야 하는데 매번 검색해서 다시 찾아보고, 따라 하고 점점 인터넷에 의지하는 바보가 되어 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어남선생처럼 노트를 하나 준비해서 메모를 해야 하나 싶으네요
오랜만에 갈치조림을 만들어 봤습니다 갈치는 주로 여름철부터 가을초까지 잡히며 6월에서 10월 사이가 가장 잡기 좋은 시기라 합니다 이 시기의 갈치가 살이 많고 통통하며 맛도 좋다 합니다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시기가 가장 일반적입니다 갈치는 오메가- 3와 지방산이 풍부하며 고단백 식품으로 근육성장과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비타민D가 포함되어 있어 뼈건강에도 좋다 지금 한창 나오는 철이니 어남선생 레시피 도움받아 갈치조림 한번 만들어 보세요~